의료기관 종별 진료비 및 한방 비급여 진료비.[자료: 보험연구원] |
교통사고 환자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의 건강과 알권리를 위해 비급여항목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보험연구원과 정종섭 국회의원실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공동 주최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과잉진료로부터 환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한방 비급여항목의 진료수가와 인정 기준을 명확화하고, 양‧한방 유사진료행위 중복시술 제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통사고 환자가 한방진료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방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 자료에 한약의 성분, 원산지, 효능 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3년간 자동차보험의 한방진료비는 연 평균 31%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 1조6586억원 중 4635억원(28%)을 한방진료비가 차지했다.
이 기간 자동차보험의 한방진료비가 증가한 데에는 한방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의 수뿐 아니라 1인당 진료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환자 1인당 외래진료비는 연 평균 18% 증가해 지난해 52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의 48%를 차지한 비급여 진료비는 2014년부터 연 평균 34% 증가했다.
송 연구위원은 “한방진료를 이용하는 교통사고 환자 수가 늘고 진료수가와 적정성 기준이 명확치 않은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교통사고 환자가 한방진료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강보험 환자와 달리 본인 부담 진료비가 없는 자동차보험 환자의 경우 의사 처방에 수동적으로 의존하고 과잉진료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토론회에 동석한 한기정 보험연구원장은 “의료행위에 대한 환자의 의사표명이 제대로 이뤄지고, 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의 알권리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며 “교통사고 환자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진료성 적정성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한방 비급여 진료비의 약 55%를 차지하는 첩약은 처방 기준을 상병별로 마련하고, 중복처방 제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양‧한방 병행치료의 효과 분석 결과를 토대로 치료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유사진료행위 중복시술 제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첩약, 약침 등에 대한 성분, 원산지, 효능 표기를 통해 한방진료의 정보비대칭을 완화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증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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